딥리서치/자유시장경제, 왜곡과 오독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5부) - 그가 사랑한 급진좌파 경제학자?

딸기카레 2025. 6. 2. 21:49

그가 사랑한 프리드먼

"27년간 끼고 다닌 윤석열의 인생책…프리드먼 '선택할 자유'" (매일경제, 2022년)
 
27년간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끼고 다니던 남자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가 숭배하던 프리드먼은 무엇을 주장했을까?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소득재분배 모델 중 가장 급진적인 정책 NIT(Negative Income Tax).
※'자본주의와 자유(1962)'에서 도입된 개념이지만, 심지어 '선택할 자유(1980)'에서도 그 유명한 제4장 '요람에서 무덤까지'에서 언급이 되었다. 물론 그가 27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읽었는지는 모른다.
 
한편, 애덤 스미스가 2025년 대한민국에 되살아났다고 상상해보자.
 
그가 한국의 자칭 '애국보수'들을 보고 무엇이라 할까?


스미스 vs 애국보수: 정책 대결

한국 애국보수들이 외치는 것:

  • "자유시장경제 만세!"
  • "애덤 스미스의 위대한 통찰!"
  • "좌파들이 시장을 망친다!"

 
진짜 애덤 스미스가 2025년 한국에서 주장할 것:

  • "재벌 독과점부터 해체하자"
  • "부자들 세금 더 내라"
  • "공교육 무상으로 확대하자"
  • "노동자 권익 보장하자"
  • "모든 시민에게 최소 생계를 보장하자"

 
애국보수의 반응: "이... 이 빨갱이를 어디서 데려왔냐!"


프리드먼의 배신(?)

더 웃긴 건 밀턴 프리드먼 이야기다.
한국 보수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경제학자가 사실은...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정책을 주장했다는 사실.
 
기본소득: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월 50만원씩"
 
프리드먼의 NIT: "가난한 사람에게는 월 100만원, 부자에게는 0원!"
 
어떤 게 더 '빨갱이' 정책인가?
 
프리드먼의 NIT는 기본소득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이다.


60년대 미국에서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런데 잠깐, 이상하지 않나?
 
1960년대 미국이라면 매카시즘의 여파가 남아있던 반공주의 열풍의 시대였는데, 어떻게 이런 급진적 재분배 정책이 허용되었을까?
 
프리드먼의 천재적 포장술:
 

"나는 복지를 늘리자는 게 아니야.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관료제를 없애자는 거야.
대신 시장 친화적인 효율적 시스템으로 바꾸자고!"

 
보수들의 반응: "오, 관료제 축소? 정부 규모 줄이기? 좋아!"
 
결과: 복지 반대론자들이 더 급진적인 재분배 정책에 박수를 쳤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트로이 목마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반공 시대에 소득재분배 정책을 제안한 밀턴 프리드먼.
 
보통 사람이 아니다.


불편한 진실은 감춰버리자

더 웃긴 건, 프리드먼 사후 그의 후학들과 추종자들이 NIT는 쏙 빼고 다른 이론만 열심히 홍보했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선택적 계승:
 
"우리 스승님의 위대한 업적은...
(NIT는 조용히 넘어가고)
...통화정책과 자유시장론입니다!"
 
 
한국의 프리드먼 숭배자들:

  • 규제완화론 → 열심히 인용
  • 작은 정부론 → 목 놓아 외침
  • NIT → 쥐 죽은 듯 조용

심지어 윤석열이 27년간 끼고 다닌 그 『선택할 자유』에서도 NIT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불편한 진실은 감추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인가 보다.
 
프리드먼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했던 정책을 후학들이 가장 언급하기 싫어하는 정책으로 만들어버린 이 아이러니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학문적 선택적 실명증?

오히려 더 찾아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도문서고'같았다.


2025년 대한민국의 아이러니 극장

이제 정말 웃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를 추앙하는 보수 세력들:

  • 그가 존경한다는 밀턴 프리드먼을 찬양
  • "프리드먼의 자유시장 철학을 따라야!"
  • "좌파들의 기본소득은 사회주의!"

그런데 정작 프리드먼은:

  • 기본소득보다 더 급진적인 NIT 주장
  •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주자는 소득재분배론자
  • 복잡한 관료제 대신 직접 현금 지급 옹호

그의 추종자들이 알면 기절할 사실: 그들의 우상이 존경하는 학자가 그들이 증오하는 '좌파 정책'의 창시자였다는 것.


역사의 완벽한 농담

좌파 척결을 무엇보다 강조했던 그가 숭배하던 경제학자는
사실 그가 일소하려 했던 '좌파'보다 더 좌파였다.
 
자유시장을 외치는 자들이 섬기는 우상들은
모두 그들이 적대시하는 정책을 지지했다.
 
스미스: 독과점 해체, 공교육, 사회적 책임

 
프리드먼: 소득재분배, 관료제 축소, 직접 지급
 
역사의 농담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그런데 잠깐, 중국은 뭐지?

중국의 정체성이 우스꽝스러운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 정치 체제로 보면 → 공산주의
  • 경제 현실로 보면 → 자본주의
  • 공식 명칭으로 보면 → 사회주의
  • 실제 작동으로 보면 → 혼합경제

중국이 진짜 이상한건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억압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은 극단까지 허용한다는 점이다.
 
그건 그런데, 우리 애국보수가 중국을 혐오하는 이유가 뭐더라?


보수 정체성의 위기

이제 한국의 '보수'들은 선택해야 한다.
 
선택지 1: 스미스와 프리드먼을 포기한다

  • 하지만 그러면 자신들의 이론적 근거가 사라진다

 
선택지 2: 기본소득과 소득재분배를 받아들인다

  • 하지만 그러면 자신들이 '좌파'가 된다

 
선택지 3: 계속 모순을 안고 산다

  • 아마 대부분이 선택할 길

 
결론: 그들은 진짜 보수가 아니라 기득권 옹호 세력이었다.


200년 전 혁명가의 마지막 외침

애덤 스미스가 2025년 한국에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

"내 이름으로 불의를 정당화하지 마라.
내가 꿈꾼 것은 모든 사람의 자유였지,
소수의 특권이 아니었다.

내가 비판한 것은 독점이었지,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진정한 자유시장은
모든 사람이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다.

나를 우상으로 만들지 말고,
내 뜻을 실천하라."


스미스를 스미스에게 돌려주자

200년간 도둑맞았던 혁명가를 되찾을 시간이다.
 
가짜 애덤 스미스 (신자유주의자들의 우상):

  • 부자들의 탐욕을 정당화하는 도구
  • 불평등을 자연법칙인 양 포장하는 명분
  • 독과점을 '시장의 자유'로 둔갑시키는 마법

 
진짜 애덤 스미스 (18세기 혁명가):

  • 모든 사람의 기회를 보장하려던 개혁가
  • 독점과 특권을 증오했던 평등주의자
  • 도덕과 공감을 강조했던 인본주의자

 
이제 선택하라:

  • 가짜를 계속 숭배할 것인가?
  • 진짜를 되찾을 것인가?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미스가 시작한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가 꿈꾼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후대의 석학들과 함께 같은 길을 보았다.
 
스미스, 밀, 케인즈, 프리드먼이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좌파든 우파든, 진보든 보수든,
진짜 자유시장을 원한다면 결국 같은 곳에 도달한다.
 
그곳은 모든 사람이 자유로운 세상이다.


원전을 읽...안되면 AI한테 요약해달라고 해보자

그런 후에 잘 읽어보자.
 
애덤 스미스는 진보주의자였고,
밀턴 프리드먼은 소득재분배론자였고,
완전경쟁시장은 공산주의와 닮아있었고,
기본소득은 가장 보수적인 정책이었다.
 
200년 후에는 지금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들도
후세 사람들이 비웃을 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대충 알았던 상식과 자세히 들여다본 본질은 다르다.
 
이번에는 애덤 스미스였고,
다음에는 또 다른 누군가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재미있다.


시리즈 완결

스미스를 스미스에게 돌려주는 여정이 끝났습니다.
 
200년간 계속된 오해가 풀렸으니,
이제 진짜 자유시장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차례입니다.
 
그리고 가끔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정말 그럴까?" 하고 물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진실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니까.
 
앞선 이야기 :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1부) - 자유시장경제? 보이지않는손?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2부) - 18세기 혁명가의 진짜 얼굴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3부) - '완전경쟁시장=공산주의적 균형?'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4부) - '스미스, 밀, 그리고 프리드먼 = 기본소득?'

애덤 스미스는 좌파 진보주의자다 (4부) - '스미스, 밀, 그리고 프리드먼 = 기본소득?'

만약 당신이 보수주의자라면, 가장 존경하는 경제학자 3명을 꼽아보라. 아마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밀턴 프리드먼일 것이다. 자유시장의 아버지, 고전 자유주의의 대표, 신자유주의의 교

strcur.tistory.com